8주차 - 나희덕의 시 : 어스름의 의미



나희덕 '어스름'의 의미

어스름이란?

낮과 밤의 경계에서, 경계를 지우며 서서히 진행
따라서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이면 과정 중에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어두워졌다고 느끼는 것은 어스름의 상태이다.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희색과 검은색>의 상호 작용의 중간지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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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다는 것

나희덕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그루가 쓰러지고
나무 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5시 45분에 기억은 멈추어 있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던 뼈와 살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한그루가 쓰러진 다는 것은 아마 나무와 인간의 유사성이 아닐까 합니다.
[유비]라는 개념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시들었다는 것은 화자의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멈추었다는 것...
그것은 아마 마지막이기에 더 이상 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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