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김춘수



분수

김춘수


1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姿勢)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3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鮮然)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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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서 시의 매력이 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글을 읽었는데 말로 글로 해설이 안되는 매력, 하지만 마음으로는 느낄 수 있는 글.
시를 해석하자면 그리움에 대한 정서를 분수에 대입해서 쓴 시 같은데...
이별하였지만 선연한 무지개라. 아직도 미련이 남았다는 소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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