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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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지내는 하루하루, 순간순간은 너무나 힘들고 암울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시인은 이별이 있어야 만남이 더욱 도드라지게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만약 우리가 학교나 학원에서 이 시를 배웠으면 역설법이라고 말하겠지만 절대로 역설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