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시나무
이선영
봄에도
꽃 피지 않는 몸이오
꽃 피지 않는 몸이오
꽃 피울 몸이었다면
심야나 백주나
엄동이나 춘삼월이나
볼따구니에서 심통 난 입술 끄집어내지듯
바늘잎 같은 시(詩)가
비죽비죽 삐져 나왔겠소
심야나 백주나
엄동이나 춘삼월이나
볼따구니에서 심통 난 입술 끄집어내지듯
바늘잎 같은 시(詩)가
비죽비죽 삐져 나왔겠소
눈부시게 피었다 눈물겹게 질 일도 없으니
봄이 왔어도 봄은 아니지만
봄햇살에 물렁해지고 봄바람에 무뎌지는
바늘잎이 안을 파고들어
바작바작 몸살이 나오
봄이 왔어도 봄은 아니지만
봄햇살에 물렁해지고 봄바람에 무뎌지는
바늘잎이 안을 파고들어
바작바작 몸살이 나오
꽃이어도 봄앓이
꽃 아니어도 봄앓이
꽃 아니어도 봄앓이
꽃 치레 없는 나는 늘
봄 속의 적막한 겨울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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